전통의 성주전통시장
성주전통시장은 1800년대 처음 문을 열었다. 지난 2015년에는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노란색 참외 모양의 지붕을 달고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영화 '택시 운전사'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성주전통시장을 소개하겠다.
1. 확 트인 시장 풍경
성주전통시장에 나훈아의 '사랑' 노래가 지붕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여유가 넘치는 미소와 정다운 말들이 오고 간다. 성주전통시장에는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성주참외'를 비롯해 갖가지 신선한 농산물, 건어물, 생선, 잡화, 약초 등 203개의 점포와 노점이 있다. 전체 면적은 7,768m²로, 4,416m²의 비가림시설 아래 101동과 102동 2개 점포 건물이 11자로 뻗어 있다. 시장 입구로 들어서자 확 트인 시장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개 동 사이의 간격은 무려 약 15m이다. 상인회는 시장의 질서와 안전을 위해 주변 도로의 노점까지 시장 안으로 불러오면서 두 동 사이의 간격을 넓혔다고 한다. 매달 2일과 7일에 시장이 열리는데 인근에 있는 고령과 칠곡의 5일장과 겹치지 않는 날이다. '성주전통시장에는 어떤 상인들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한 바퀴 둘러보았다.
2. 별고을 별별 상인들
오복상회를 운영하는 박해원, 박은희 부부 대표는 박해원 대표의 할머니가 운영해 온 잡곡 상점을 이어받았다. 주력 상품인 국산 100% 도토리 가루와 함께 흰 들깨, 흑미, 현미, 팥, 청자조 등 20여 가지 잡곡을 판매한다. 박 대표는 50여 년 동안 오복상회를 운영해온 할머니의 노하우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 '오복이네 건강잡곡'이라는 온라인 상점을 열면서 판매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천연염색 원단으로 의류를 제작하는 '땟깔공방'의 옷이 눈에 띈다. 김순덕 대표는 피리를 연주하는 남편의 무대 의상을 만들어주면서 천연염색을 시작했다. 주 고객의 연령은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한 고객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선물할 옷을 사러 오기도 하고, 다른 고객은 딸의 결혼 선물로 옷을 구매한다. 김 대표는 전통의 염색 방식을 유지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천염염색 옷을 입히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중목장 유가 공방에서는 직접 제조한 요구르트가 진열되어 있다. 이곳 김원태 대표가 작은 종이컵에 하얀 요구르트를 부어 건넨다. 요구르트 옆에 내놓은 치즈는 인근 군위 목장에서 후배가 생산하는 제품이다. 김 대표는 휴대폰을 들어 실시간 CCTV 속 농장의 젖소들을 보여주며 동물복지에 최적화된 자신의 소와 함께하는 2박 3일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고 자랑했다.
3. 웃음이 가득한 장터
성주전통시장에는 '할머니 웃음 장터'가 있다. 성주 할머니 상인들이 성주전통시장에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지정석을 부여한 것이 '할머니 웃음 장터'이다. 김성용 상인회장은 할머니 웃음 장터를 소개하는 내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우리 시장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 사실 지정석이 있기 전까지는 할머님들이 이따금씩 다투기도 하셨어요. 지금은 질서가 잘 지켜지고, 그분들도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서 더 즐거워 보이시고요. 그 덕분에 건강도 유지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주전통시장 상인회원들은 2인 1조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1시간 이상 방역을 실시한다. '우리 시장은 우리 스스로 지킨다'라는 신념 아래 모든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시장을 돌보며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4. 영화 택시운전사의 세트장이었던 시장
영화 '택시운전사' 속 성주전통시장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시장 바로 근처에 성주 버스정류장이 있다. 영화 속 순천 버스터미널이 바로 이 성주 버스정류장이다. 또한 성주전통시장 내 경남식당은 영화 촬영 당시 송강호와 제작진들이 점심 식사를 한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식당의 단연 최고의 메뉴는 추어탕과 비빔밥이다. 영화를 보고 찾아오는 이들은 경남식당에서 맛본 추어탕을 포장해가기도 한다.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김만섭은 버스터미널 안 식당에서 국수를 먹는다. 국수와 함께 등장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주먹밥이다. 인심 좋은 식당 아주머니가 건넨 주먹밥을 먹은 김만섭은 "맛있네, 맛있어요."라며 다시 광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성주전통시장에 있는 식당 별고을 멋쟁이의 신성현 대표가 영화 속 그 주먹밥을 만들었다. 신 대표는 영화 촬영 당시 제작진의 요청에 1980년도 당시의 주먹밥을 재현했다고 한다. 그가 운영하는 별고을 맛쟁이는 칼국수 식당이다. 특유의 탱탱하고 쫄깃한 칼국수 면을 찾아 먼 지역에서 방문하는 단골 고객도 많다고 한다.
노란 지붕 아래 기분 좋은 웃음소리와 미소가 번져간다. 성주전통시장은 오늘도 쾌적한 환경 속에 살가운 인심이 소복이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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