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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의 선물인 울진 도화 동산 탐방

by 그냥정보주는사람 2022. 10. 5.

꽃들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풍경

여름에 붉게 물든 가로수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런 곳이 바로 울진의 도화 동산이다. 울진의 최북단에 있는 도화동산은 백일홍이 가득한 꽃동산이다. 맑은 선홍빛의 꽃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이 동산의 탄생이 궁금해진다. 지난날의 기억과 희망이 담긴 도화동산으로 함께 가보자.

 

백일홍이 만개한 사진
울진 도화동산의 모습

 

1. 드라이브 중 만난 쉼터

울진에 진입했다는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듣고 조금 지났을까, 붉은 꽃이 점점 시야를 메우기 시작했다. 도화동산은 7번 국도를 드라이브하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조성된 동산이다. 곳곳에 심어진 가로수를 표지판 삼아 도화동산 입구에 도착하니 예상보다도 더욱 영롱하게 핀 꽃이 곳곳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흐드러지게 핀 백일홍은 정상으로 가는 산책로 내내 방문객을 에스코트한다. 언덕에 올라서면 정자와 벤치가 오롯이 놓여 있다.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눈을 돌리니 사방이 푸른 자연이다. 시야를 가리는 건물에 둘러싸여 있던 이들에게 이 보다 더 가슴 뛰는 풍경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푸르게 펼쳐진 산의 능선과 멀찍이 보이는 동해 그리고 탁 트인 7번 국도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체증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2. 희망의 나무를 심다

도화동산에 만개한 것은 배롱나무 꽃인 '백일홍'이다. 배롱나무는 보통 초여름에 새 가지 끝에 여러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여름이 끝나기 무섭게 금방 자취를 감춘다. 100일 동안 붉은 꽃이 피고 진다고 해서 백일홍 나무라고 부르다가 배롱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한, 추위에 약해 과거에는 가로수로 잘 활용되지 않았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곳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백일홍이 도화동산을 대표하게 된 것은 비단 그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4월 7일,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사상 최대의 산불은 넓은 범위의 자연을 훼손시켰다. 화마는 일주일이 넘도록 잡히지 않고 결국 삼척시를 지나 울진군까지 넘어오게 된다. 이때 민, 관, 군이 힘을 모아 사력을 다해 불을 진압했고, 22시간에 걸쳐 산불 진화에 성공했다. 울진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금 도화동산이 있는 곳에 나무를 심었다. 군민의 노력을 기념함과 동시에 황폐해진 자연을 푸르게 되돌리려는 시도였다. 

 

3. 꽃길만 걷게 해 줄게

그때 선택한 나무가 바로 '배롱나무'다. 특히 백일홍은 경상북도의 도화로 '꽃과 잎, 나무 모양이 고상하고 우아하다. 강건하고 생활력이 강한 도민의 의지력과 서민적 기품이 서로 통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도화동산의 백일홍은 경북도민의 의지력과 고군분투를 기념하는 상징인 것이다.

 

산불이 나고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황폐했던 도화동산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동산에는 백일홍뿐만 아니라 교목 128본, 관목 4,850본이 심겨 있어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지 않는 겨울에도 피라칸타 열매 등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올해 아름다운 경북 가꾸기' 사업에서 최우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화동산뿐만 아니라 울진군 백암온천으로 가는 진입로에서도 4천여 그루의 백일홍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울진군에서 2019년 식목일에도 배롱나무 300여 본을 추가로 심는 등 도화동산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리쬐는 햇빛 아래,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붉은빛을 만나고 싶다면 7번 국도로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희망을 담은 꽃길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4. 울진의 축제 소개

울진 도화동산을 갈 때 축제 시기와 겹친다면 여행지를 추가해서 가보자. 먼저 2월에 열리는 '울진대게와 붉은 대게 축제'이다. 축제기간에 방문하면 울진의 명물 대게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후포항 인근에서 펼쳐지며 대게 요리 맛보기, 인기 가수의 축하 공연, 울진 대게 경매와 대게 잡기 체험 등을 할 수 있어 역동적인 여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