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바닷가의 자랑거리
경주 주상절리군이 처음 영남일보에 공개되고 천연기념물로 등재돼 주말마다 2~3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주상절리를 비롯한 경상북도의 지질자원으로 세계 자연유산 등재와 지질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1.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경주 주상절리를 만나다.
동해의 꽃이라 불리는 경주 주상절리는 수천 년간 천년고도 경주 바닷가에 피어나 있었다. 2010년 8월 12일 무더운 여름날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해안가 해병대 초소 감시탑에 올라섰을 때 해안가에 푸른 바다 물결에 부채꼴 주상절리는 동해를 품고 활짝 꽃잎을 펴고 있었다. 입이 열리지 않았다. 이름 모를 신비로운 거대한 바위 꽃이 덩그러니 해안가에 피어나 있었다. 마치 신이 거대한 암석으로 꽃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카메라 셔터를 여닫았다. 기자이며 시조시인이지만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날 함께 나의 권유로 동행한 동지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명 조각가가 빚어도 그런 모습은 만들 수 없는 신비롭고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당시 경주시 해안수산 과장으로 재직하신 과장의 사무실 책상 위에서 한 장의 사진을 접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자제하면서 양남면 읍천리로 향했다. 읍천리 쿠페 모텔 담을 돌아 군 병력이 철수한 후 얼마 되지 않은 해안 초소 철조망 사이를 기어 들어가 부채꼴 주상절리를 처음 만났다. 경주시내로 돌아오면서 언론에서 처음 공개하는 이 주상절리에 대해 어떻게 제목을 뽑고 기사를 쓸 것인가? 이것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가슴은 터져 나갔다.
2. 부푼 가슴으로 지질학과 교수에게 전화하다.
사진을 정리하고 우선 경북대학교 지질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그리고 부채꼴 주상절리 사진 2장을 전자우편으로 발송했다. 지질학과 교수는 "제가 동해안 주상절리는 다 둘러봤는데 이런 주상절리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나는 "아니 교수님,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군부대 주둔지역이라 공개되지 않았고, 최근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공개됐습니다.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월성원전 인근에 주상절리가 발견돼 오늘 처음 현장 취재를 다녀와 이렇게 교수님께 사진을 보낸 것입니다. 전혀 장난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교수를 설득해야 했다. 그제야 교수는 "이것이 진짜라면 경주는 또 하나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소유하게 됩니다." 면서 "신생대 3~4기에 생성된 것으로 암질은 현무암으로 추정된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부채꼴 형상의 주상절리는 처음 본다."며 "경주 주상절리의 규모와 형상 등이 수려하고, 보전상태가 뛰어나기 때문에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3. 수차례 기사화되다.
기사를 정리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언론사상 처음 공개' 등으로 제목을 달고 지질학과 교수의 설명을 붙여 영남일보에 기사와 사진을 보냈다. 영남일보 데스크와 서너 번의 원고 수정을 거쳐 '경주 주상절리군 천연기념물 지정 시급'이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언론에서 처음 공개한 것이지만, 기사도 1면이 아닌 2면에 겨우 게재됐다. 경주 주상절리는 한반도에선 유일한 부채꼴 형상이다. 제주도와 광주 무등산 등 대부분의 주상절리는 뜨거운 용암이 빠르게 식어면서 다각형 수직 기둥으로 만들어지는데 경주 주상절리는 기울어지거나 수평으로 누워 있거나 부채꼴 등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또 경주 주상절리는 부채꼴 주상절리를 포함해 양남면 읍천항에서 하서항 1.7km 구간에 널리 분포돼 있다.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처럼 보인다 해서 '동해의 꽃'으로도 불린다.
이에 따라 지면을 통해 기획특집, 르포 형태를 수차례 기사화했고, 급기야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등록 예고에 이어 2012년 9월 25일 영남일보가 처음으로 공개한 경주시 양남면 주상절리군을 천연기념물 536호로 등재했다. 처음 기사를 썼던 기자로서 감격과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기자의 보람도 느꼈다. 2012년 특종보도한 후 기획특집 등 후속보도로 학술적 가치를 입증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4.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추진되다.
경주시는 주상절리군을 테마로 파도소리길을 조성하여 주말마다 2~3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져 동해안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주시는 주상절리군을 테마로 읍천항에서 하서리 간 파도소리길을 조성, LED 가로등을 설치하고 야간에도 천혜의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만들었다. 또 쉼터와 포토존, 출렁다리,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올해 전망대와 공원을 만들고 있다.
경주시는 올해 전국 73개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해양수산부주관 '해양관광 콘텐츠 발굴을 위한 워크숍'에서 '자연이 연출한 걸작품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란 주제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경상북도는 최근 들어 '동해안 지질공원 등재 기초 학술조사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갖고 경주 주상절리를 비롯한 희귀 암석과 화석산지, 신생대 지층 등의 지질 자원으로 동해안 낙동정맥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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