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자연 빛깔을 따라가 보자
계절의 향기가 퍼지는 곳에 자연이 선사한 색이 있다. 파란색 하늘에 흩뿌려놓은 흰색 구름, 녹음이 스며든 잔디와 나뭇잎, 푸른 바다 그리고 예쁜 꽃으로 물든 대지를 눈에 담아본다.
1. 붉은 양귀비의 초대, 상주 중덕지 자연생태공원
한 해의 절반인 6월이 되면 햇살이 조금씩 더 강렬해진다. 상주 중덕지에 그 햇살을 받고 자란 붉은 양귀비꽃이 만개했다. 드넓은 중덕지는 농업용 저수지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몇 해 전 자연생태공원이 조성되면서 데이트 코스,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특히 사진작가들은 일출 혹은 일몰의 순간과 양귀비꽃을 한 번에 담기 위해 중덕지로 찾아든다. 늘씬하게 뻗은 꽃가지 끝에 매혹적인 꽃망울이 맺혀있다. 해 질 녘 노을이 짙게 물든 시각, 카메라 화면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이 저장된다. 중덕지 생태공원은 저수지 형태에 맞는 균형 잡힌 수상데크와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8월 말과 9월 초의 저수지는 온통 연꽃으로 가득하다. 연 꽃과 양귀비가 초대하는 상주 중덕지로 가보자.
2. 연둣빛 반곡지가 주는 여유, 경산 반곡지
경산에 있는 반곡지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장소로 등장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각각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며, 365일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반곡지의 여름은 온통 녹색이다. 바람과 햇살을 맞은 무성한 나뭇잎이 반짝반짝 빛난다. 반곡지 주변에 300년 수령의 왕버드나무 20여 그루가 있다. 왕버드나무가 만들어낸 그늘 아래 둑길을 걸으며 연둣빛 세상을 둘러본다. 모퉁이를 돌아 왕버드나무가 보이는 반대편으로 가보았다. 막 지나온 왕버드나무길이 마치 액자에 담긴 사진 같아 보인다. 녹색의 나뭇잎을 타고 온 시원한 바람이 볼에 와닿는다. 나무 아래로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반곡지의 순간이 여름날의 여유로 채워진다.
3. 파란색 동해로의 외출, 울진 등기산 스카이워크
울진 후포면 바닷가 등기산 공원에는 실제 등대와 함께 독일 브레머하펜 등대, 영국 스코틀랜드 벨록 등대, 이집트 파로스 등대, 프랑스 코르두앙 등대까지 4개의 모형 등대가 세워져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 출렁다리를 건너면 보이는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높이는 20m이며, 바다를 향해 135m에 달하는 길이 뻗어 있다. 유리로 된 바닥을 걸다 보면 마치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다. 망망대해의 일렁이는 파도가 설렘을 몰고 온다. 조금은 무서운 느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울진의 온 바다를 품에 껴안은 것만 같다. 등기산 스카이워크 길 끝에서 아래로 시선을 옮기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후포 갓바위가 내려다보인다. 경북 동해의 해안선보다 더 멀리 푸른 바다 위로 특별한 외출을 떠났다.
4. 보랏빛 맥문동 향기, 구미 채미정
5월부터 8월에 이르기까지 구미 금오산 채미정 주변으로 보랏빛 맥문동이 피어난다. 채미정은 야은 길재의 충절과 학덕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정자이다. 정자 이름 '채미'는 고사리를 캔다는 의미로 새로운 왕조를 섬길 수 없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으며 은나라에 대한 충절을 지켰던 백이, 숙제의 고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채미정 바로 옆에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나 있다. 숲길에 들어서자 보라색 맥문동이 눈에 들어온다. 길쭉한 꽃대에 마치 송골송골 물방울처럼 꽃이 피어난다. 곧게 뻗은 푸른 소나무와 보라색 맥문동이 산책하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겸손, 인내, 기쁨의 연속이라는 맥문동의 꽃말처럼 무더위가 지나면 선선한 가을이 온다고 살랑살랑 향기로운 위로를 보내는 것만 같다.
5. 황금빛 은행나무 연가, 경주 도리마을
경주 도리마을에는 은행나무숲이 있다. 10월 말, 11월 초가 되면 도리마을 일대는 황금색으로 뒤덮인다. 마을 내 9개의 숲 가운데 입구에서 마을길을 따라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은행나무 숲이 나온다. 이곳의 은행나무는 보통 것과 달리 길쭉하게 뻗어 있다. 마치 메타세쿼이아와 같은 모습이다. 바닥도, 지붕도 노랗다. 여기저기 가족과 친구, 연인이 모여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숲 한편에 앉아서 노랗게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에는 사람들의 감탄사, 사진 포즈에 쑥스러워하는 웃음소리까지 가을의 사랑 노래가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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