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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길을 인도하는 등대 핫플레이스 소개

by 그냥정보주는사람 2022. 9. 30.

등대의 불빛은 언제나 반갑고 아름다워라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등대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꺼지지 않는 빛으로 반짝이며 바다를 비춘다. 서로 다른 모양의 등대는 생김새만큼 다양한 숨은 이야기와 건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등대와 색다른 등대를 소개해본다.

 

바닷가 등대 사진
등대의 빛은 언제나 아름답다.

 

1. 하늘을 수놓는 빛이 아름다운 포항 호미곶 등대

하얀색으로 쭉 뻗은 이국적인 등대에 발걸음이 저절로 멈춘다. 호미곶등대는 1908년 건립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동시에 높이 26.4m, 둘레는 밑부분 24m, 윗부분 17m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의 등대이다. 새해가 되면 일출을 보기 위해 근처 해맞이광장을 찾는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등대에 올라서서 보는 바다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등대는 1907년 대한제국 당시 일본 선박이 대보리 앞바다 암초에 부딪혀 침몰한 것을 계기로 1908년에 세워졌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가 시공을 맡아 팔각형 서구식 건축양식으로 제작되었으며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만으로 쌓아 올린 점이 독특하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건축사적으로도, 문화재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등대의 내부는 6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층의 천장마다 '오얏꽃' 모양의 무늬가 조각돼 있다. 호미곶등대와 가까운 곳에는 국립 등대박물관이 있어, 우리나라 각종 등대의 역사와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 용의 전설이 깃든 울진 죽변 등대

푸른 바다가 넓게 펼쳐진 울진에 가면 '동해의 파수꾼'을 만날 수 있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울진 죽변등대는 동해안 선박의 뱃길을 비추기 위해 1910년도에 건축됐다. 용의 꼬리처럼 생긴 '죽변곶' 끄트머리에 있으니 100년이 넘도록 용의 꼬리를 비춘 셈이다. 4층의 탑형으로 제작된 등대는 상부로 갈수록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외부와 마찬가지로 흰색으로 칠한 내부에 들어서면 나선형 계단이 각층을 연결한다. 내부 천장에는 원래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현재는 태극 문양으로 바뀌었다. 등대는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인해 잠시 등대의 기능을 상실하기도 했으나 보수 공사를 통해 복구됐다. 특히 죽변 등대는 내륙 가운데 독도와 가장 가까운 거리인 216.8km에 있어 '독도 최단거리 표주석'으로 이를 기념하기도 했다.

 

3. 등대를 감싼 집게 영덕 창포말등대

영덕 해맞이공원을 거닐다 보면 거대한 집게다리가 눈에 띈다. 집게다리는 청동색으로, 꼭대기는 태양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칠해져 강렬한 인상을 주는 등대다. 창포말등대는 영덕군 창포리 해안 절벽에 있는 무인등대로 항로 표지 기능과 함께 전망대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밤이 되면 푸른색의 집게다리에 붉은 조명을 비춰 생생한 붉은빛으로 변한다. 동해안의 해맞이 풍경과 함께 달맞이 풍경도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다.

 

4. 숨은 힐링 스폿 경주 송대말등대

아름다운 감포 바다와 가까이 걸을 수 있는 나무데크 길을 따라가면 새하얀 등대가 자태를 드러낸다.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라는 뜻을 품은 송대말등대는 이름처럼 오랜 수령의 아름드리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통일신라를 이룬 문무왕을 기리기 위해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본 딴 모습이 더없이 고고하다. 바로 옆에 새로운 등대가 건립되면서 송대말등대는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등대와 관련된 이야기를 만나는 전시공간으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선정되면서 숨겨진 사진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5. 위풍 당당하게 영토를 지키는 울릉 독도등대

전국 각지의 등대를 찾아 여행하는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난이도로 알려진 등대가 바로 독도등대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날씨의 영향 때문에 독도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날씨 운이 따라 만난 등대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주변해역 조업어선의 안전을 위해 1954년 무인등대로 설치된 이곳은 1998년부터 사람이 상주하며 관리하고 있다. 높이 15m의 백색 원형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진 등대는 3층 규모의 건물과 일체화된 모습이다. 깎아지른 듯한 푸른 영토와 등대의 하얀 자태가 아름답게 대비된다. 10초에 한 번씩 깜빡이며 먼 곳까지 불빛을 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