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의 세계가 열린다.
설화 속의 해룡,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내하는 곰, 알에서 태어난 영웅들 등 멀게만 느껴졌던 세계가 눈앞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삼국유사테마파크는 고조선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역사, 설화가 담긴 '삼국유사'를 약 2380m²의 드넓은 부지에 재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 체험, 숙박까지 완벽히 갖춘 '관람객 중심'의 테마파크에서 역사 공부와 재미를 동시에 즐겨보자.
1. 세상의 중심 가온누리관
삼국유사테마파크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리는 가온누리관은 삼국유사를 각종 전시와 활동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가운데라는 뜻의 '가온', 세상이라는 뜻의 '누리'가 합쳐진 가온누리관의 이름은 테마파크의 정문의 가온문, 후문 누리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천 년의 이야기를 담은 삼국유사 서책 목판이 방문객을 반긴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이야기를 연도, 왕력, 대표 유적 등으로 구분한 일연 대선사관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를 배울 수 있다. 글과 함께 주요 문화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도 가온누리관의 강점이다. 신화 서클 영상관으로 건너가면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360도 판타지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7분간 펼쳐지는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과거 속으로 들어간 듯 신비롭다. 설화 속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설화 체험관 역시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마, 활쏘기, 투호 등의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2. 역사속으로 떠나는 이야기 여행
단군신화를 품은 신화목은 성인 남성 한 명이 들어가도 머리를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나무 안족에 마련된 아늑한 공간으로 들어가면 평소와는 사뭇 다른 하늘 풍경을 볼 수 있다. 신화목을 지나 조금 걷다 보면, 민족의 영원한 풍요를 기도하는 환웅상(환웅, 웅녀)를 만난다. 그들을 따라 소망을 빌어보고,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구름 쉼터에서 잠시 쉬어가며 여유를 즐겨보자.
3. 영웅탄생길과 건국신화길
영웅탄생길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탄생 순간을 재현한 곳이다. 물가의 자줏빛 알에서 태어난 신하의 시조 박혁거세, 6개의 황금알 가운데 가장 먼저 태어나 금관가야의 왕이 된 김수로, 나뭇가지에 걸린 나무 궤짝에서 태어난 경주 김 씨의 시조 김알지까지 실감 나는 조형물을 통해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건국신화길은 건국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고조선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통일신라, 발해의 건국 이야기를 벽화로 담아 각 나라에서 추구하던 교훈을 배울 수 있다. 벽화를 지나 웅녀 동굴로 향하면 마늘과 쑥을 먹으며 사람이 되길 기다리는 '인고의 곰'을 만나게 된다. 두 눈을 곡 감은 곰에게 응원을 보내며 웅녀 동굴에 들어가면 3차원 영상으로 제작된 단군신화를 관람할 수 있다.
4. 설화이야기길
수려한 자연 속에서 다양한 역사 상징물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가장 먼저 문무왕과 신문왕이 대를 이어 완성시킨 감은사를 모티브로 한 연못이 눈에 띈다. 연못 중앙에 문무대왕릉인 대왕안을 조성해 이야기의 생동감을 더했다. '감은못'에 서서 위쪽을 바라보면 신문왕의 설화 속 피리 '만파식적'을 만날 수 있다. 신문왕은 피리를 이용해 가뭄을 멈추고, 적군을 물리친 후 태평성대를 이루었다고 한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독특한 파리 앞에서 너도나도 인증숏을 남긴다. 길 위를 수호하는 '지철로 사자상'은 지증왕 때 박이종이 울릉도를 무력 없이 정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나무 사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높이가 무려 10m에 달한다. 이와 함께 선덕여왕 때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철쭉꽃을 바치며 읊었던 헌화가를 모티브로 한 '헌화언덕', 연오랑과 세오녀의 설화를 담은 연오랑세오녀 연못 등 흥미로운 이야기길이 이어진다.
5. 용과 함께 놀 수 있는 해룡놀이터
이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놀 시간이다. 해룡슬라이드는 물에 젖지 않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슬라이드다. 일반코스(91m), 업다운 굴곡형 슬라이드 코스(175m) 중 원하는 스피드를 선택할 수 있다. 혹시 물이 없어 아쉽다면 가까운 곳의 물놀이장을 추천한다. 설화 속 해룡과 함께 원통형 슬라이드, 경사 오르기, 용머리 물줄기 등의 각종 물놀이 시설을 즐기다 보면 삼국유사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이외에도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즐길 수 있는 '화랑 승마장', 실력에 맞춰 단계를 선택하는 '국궁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체험이 기다린다. 잠시 쉬고 싶을 때는 영월못에서부터 아침 향기원까지 이어지는 산책코스를 걸으며 맑은 물소리를 감상해도 좋다.
6. 역사 속 하룻밤 역사돔
넓은 평지를 거닐며 전시와 체험을 번갈아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내려앉는다. 테마파크의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방문객을 위한 특별한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돔 형태의 테마체험형 숙소에서 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33m², 46m²으로 나뉜 20개의 숙소는 문무왕방, 김유신방, 고조선방, 신라방, 가야방 등 역사테마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방문객이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인 데크가 있어 소음에서 벗어나 편하게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문을 열고 나서면 볼거리가 가득한 테마파크가 눈앞에 펼쳐지니 데이트 코스로 혹은 가족 피크닉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7. 마지막 총평
삼국사기와 더불어 역사적 사료로 높은 가치를 지닌 삼국유사를 그저 하나의 역사서로만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찬란한 이야기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자. 드넓은 부지 위에 펼쳐진 자연 속에서 한국 고대사의 일대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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