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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가 있는 경상북도 추천 여행지 2곳

by 그냥정보주는사람 2022. 9. 29.

낙동강과 구름이 그린 산자락 상주 나각산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평탄하게 느껴지는 길을 걷다 보면 탁 트인 정상이 나타난다. 누군가는 이곳을 '낮아도 있을 건 다 있는 산'이라고 말한다. 울창하게 뻗은 소나무,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전망대, 그리고 낙동강이 한눈에 보이는 정상까지 보이는 여기는 환상적인 일출과 일몰이 더해지는 곳이다.

 

상주 나각산 사진
상주 나각산의 멋진 모습

 

1. 모양도 이름도 동그란 산

상주의 손꼽히는 비경인 경천대와 함께 최근 트레킹 명소이자 멋진 풍광으로 떠오르는 곳이 바로 나각산이다. 외형이 소라처럼 둥글어 나각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등산보다 산책에 가깝다고 말할 정도로 완만한 코스를 자랑하는 해발 240m의 낮은 산이다. 멀리서 보면 산의 정상에는 소라 껍데기처럼 뾰족한 2개의 봉우리가 각각의 전망대와 함께 봉긋하게 솟아있고, 봉우리 사이에는 30m 길이의 출렁다리가 걸쳐 있는 모양새다. 나각산을 오르는 3개 코스(낙동중, 낙동면 물량리, 국토 종주 전용 자전거도로)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든 정상에 오르기까지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초보 등산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나각산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30~40분 정도의 평탄한 코스인데, 중간중간 쉼터가 마련돼 있어 그마저도 힘들이지 않고 충분히 쉬어갈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 아래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마시다 보면 어느새 전망대에 발길이 닿는다. 왼쪽에는 낙동강, 오른쪽에는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이다. 전망대에 올라서 한 폭의 그림 같은 낙동강과 발아래 깔린 듯한 구름을 느긋하게 느껴본다. 다시 정상으로 오르기 전, 오른쪽으로 난 산책길로 조금 걷다 보면 나각산의 소소한 재미를 만날 수 있다. 작은 돌멩이를 던져 바위와 바위 틈새에 얹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원바위'와 산의 정기와 강의 기운을 뿜어져 나오는 굴에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는 '마고할멈굴'도 있다. 이야기가 있는 산의 면면이 등산에 활력을 더한다.

 

2.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낙동강

전망대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나각산 코스 가운데 유일하게 나무 데크 계단이다. 잠시 기운을 내서 데크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면 어느새 정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건너편 봉우리가 저 멀리 보이고, 앞으로는 길이 30m, 폭 1.7m의 출렁다리가 펼쳐져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아찔한 높이에 살짝 겁이 나기도 하지만, 발걸음을 내디딘 순간 다리의 견고함이 느껴져 마음이 놓인다. 하늘을 걷는 것 같기도, 낙동강 위를 걷는 것 같기도 하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비석이 세워진 나각산의 두 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도 드넓게 펼쳐진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찾아들 저녁 7시 무렵, 이곳저곳 포인트에 사람들이 텐트를 치기 시작한다. 최근 나각산은 초보 백패커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백패킹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전망대에 있는 데크에서 넓게 펼쳐진 낙동강 뷰는 물론, 낭만적인 일출과 일몰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바다 근처 캠핑이 익숙했던 캠퍼, 혹은 산에 올라가면 해가 지기 전에 내려왔던 등산객에게 더없이 이색적인 이벤트가 된다. 특히 아침이 되면 전망대(데크) 밑으로 잔뜩 깔린 운해를 만날 수 있다. 무성한 소나무 사이로 엿보이는 하늘과 발아래 펼쳐진 '구름바다'가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선사한다.

 

공중에서 느끼는 진짜 스릴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죽변 승하차장과 후정 승하차장을 오가는 4.8km의 코스로 이뤄진 모노레일이다. 전체 코스는 4가지로 죽변 승하차장에서 출발해 봉수항 정차장을 들러 되돌아오는 A코스, 후정 승하차장에서 출발해 봉수항 정차장을 들러 오는 B코스, 그리고 왕복 코스와 편도로 구성돼 있다. 선택한 코스에 따라 40분부터 2시간까지 원하는 시간만큼 모노레일을 골라 즐길 수 있다.

 

표를 구매하고 차례를 기다리는 3층 탑승장으로 이동하면 쉼 없이 돌아가는 모노레일이 방문객을 반긴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지정된 모노레일에 승차하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허공에 떠 있다는 두려움도 잠시,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에 시선이 머문다. 푸른 산과 에메랄드빛 동해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곳'이라는 안내 문구 그대로다. 양쪽의 큰 창문 덕분에 추운 겨울에도 아늑하게 사방으로 탁 트인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일행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스피커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에서는 산과 동해바다뿐만 아니라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세트장, 죽변등대 등 울진의 대표 관광지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계절마다 변하는 울진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는 것도 모노레일의 묘미다. 때문에 사계절 꾸준히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바다 위에서 자연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며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다.

 

모노레일을 충분히 즐겼다면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모노레일 근처 '봉평신라비'는 신라 법흥왕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으로 당시 신라 사회의 여러 면을 추측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의 실마리다. 죽변등대 바로 뒤편에 있는 '하트해변'도 빼놓을 수 없다. 한눈에 펼쳐지는 동해바다와 주위의 대나무밭, 죽변등대가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