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따라 바람 따라 느리게 달리다.
살짝 차가워진 기온에 옷깃을 여미고 바람이 낙엽을 흩날리며 가을을 알릴 때, 문득 자연이 그리워진다. 뜨겁게 열정을 달궜던 여름을 훌쩍 보내고 나니 눈을 시원케 하는 자연이 어느새 마음의 주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특히 자전거와 함께 하는 힐링의 시간은 길고 긴 겨울을 준비하는 에너지가 된다. 자연을 누리기에 가을의 자유와 낭만은 더없이 좋은 배경이며, 느린 두 바퀴는 더없이 좋은 친구다. 지금 가을의 여유와 낭만 속으로 자전거를 타고 떠나 보자.
1. 자전거의 천국인 상주
고갯길로 유명한 곳이 문경이라면 물길로 유명한 곳은 바로 상주이다. 어머니의 젖줄같이 굽이치는 낙동강 칠백 리가 시작되는 곳이 바로 상주란 사실이다.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에 있는 '낙동강 칠백 리 표지석'이 바로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낙동강이란 이름을 낳는 곳이자 아름다운 낙동강 물빛이 온 도시를 물들이는 상주는 특히 자전거 도시로 더 유명하다. 전국 제일의 자전거 도시란 대명사에 걸맞게 그 역사도 100년이 넘는다. 1910년부터 자전거 보급이 시작되었고, 1924년 상주역이 개설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25년 상주 기차역 광장에서 '조선 8도 전국 자전거대회'가 개최된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엄복동 선수와 박상헌 선수가 우승을 차지해 자전거 영웅으로 떠올랐는데 특히 박상헌 선수는 상주 출신으로 유명하다. 상주시는 현재 1가구당 2대 이상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통수단 분담률도 높다.
2. 두 바퀴의 풍경
두 바퀴 따라 떠나는 여행의 출발지로 삼은 곳은 낙동강 천삼백리 물길에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히는 상주 경천대이다. 낙동강 이야기길의 출발점답게 깎아지른 절벽과 그 밑을 유유히 흐르는 물결, 금빛 모래사장과 사벌면의 들녘으로 가히 하늘이 만들었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의 절경을 자랑한다. 조선시대 장군 정기룡이 하늘에서 내려온 용마를 얻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정기룡이 바위를 파서 말먹이 통으로 쓰던 유물도 남아 있다. 경천대 옆 무우정이란 정자를 지나 오솔길을 따라 나오는 드라마 상도 세트장에서 사진 촬영은 필수다. 경천대에서 나와 자전거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짧지만 다이내믹한 코스로 강을 접하면서 라이딩을 유지할 수 있어 결코 지루할 여가가 없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물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자전거에 몸을 맡긴 바이커의 마음까지 찾아든다.
경천대에서 약 1.9km를 달리면 경천교에 닿는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상주 자전거박물관이다. 2002년 남장사 입구에 개관했다가 2010년 현재의 도남동으로 확장, 이전하였다. 전국 최초의 자전거박물관으로 전시물은 모두 자전거다. 초창기 자전거부터 현재의 자전거까지, 외국의 희귀 자전거와 이층 자전거, 우리네 역사 속 자전거까지 꼼꼼히 전시돼 있다. 마침 인근 유치원생들이 탐방울와 자전거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며 박물관 마당에서 신나게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 짓게 했다.
3. 강의 고요함을 입다.
낙단보는 기와지붕 형상으로 전통적이며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자연에는 이롭고 사람에겐 즐거운 생명이 넘치는 곳이다. 특히 낙단교 아래는 옛 낙동 나루가 있던 곳이다. 낙동 나루는 원래 원산, 강경, 포항과 함께 조선 4대 수산물 집산지로 유명하였다. 상주가 영남의 수도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낙단교 다리 건너 낙동 우체국 주변은 상주 한우촌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식당의 셀프 커피 한잔과 낙단 나래 공원에서의 휴식이 전신에 달콤하게 녹아든다. 한가롭게 굽이치는 낙동강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부드럽게 이어지는 강변이 연출하는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상주 구간, 따뜻한 우리네 정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우리의 길이다.
상주보에서 낙단보까지는 17km 거리이다. 금방 갈 듯 쉬워 보이지만 낮은 고개와 언덕길이 계속 이어지는 통에 길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농로도 지나고 아스팔트 길도 지난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을 지나면 신암 삼거리에 도착한다. 거기서 우회전하여 중동교를 건넌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전거길은 좌회전이라고 노면에 표시되어 있으나 종주길은 중동교 다리를 직진해서 건너야 한다. 중동교 건너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강 우안을 따라 7km쯤 가면 낙단보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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