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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고 또 주는 산과 숲이 있는 여행

by 그냥정보주는사람 2022. 9. 27.

산보다 좋은 친구는 없다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해가는 시대 흐름을 따라 관광 트렌드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경상북도의 자연도 마찬가지다. 산에서의 체험은 등산뿐이라고 생각해왔다면, 아름다운 풍경과 짜릿한 레저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경북의 산속으로 떠나보자.

 

숲 속의 길 사진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 여행

 

1. 푸른 숲으로부터 받는 위안, 국립김천치유의숲

산은 맑은 공기를 마시고 좋은 경치를 감상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수도산 자락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사람의 행복과 건강, 궁극적으로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산림치유 전문기관이다. 단순히 나무가 늘어선 산림을 거니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숲을 통한 인간 내면의 치유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52ha에 달하는 넓은 숲은 자작나무, 잣나무, 낙엽송 등의 다양한 수종으로 이루어져 있어 걷는 길목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깔끔한 데크 위로 편안히 걸을 수 있는 잣나무 숲 데크로드, 수려한 경관의 자작나무 숲을 거닐다가 세심정과 한반도 습지 등 맑은 연못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 사이에 안겨 있는 '힐링센터'에서는 명상, 스트레칭, 다도 등 각종 테라피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비밀공간이 곳곳에 숨겨진 듯 신비로운 '치유의 숲'으로 마음껏 숲을 즐기러 가보자.

 

여름은 숲의 싱그러움을 완성하는 계절이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대표 코스인 자작나무 숲에 들어서자 나무가 만들어내는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코끝에 닿는다. 하얀 수파와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이곳을 거닐다 보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청명 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무가 균과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출하는 '피톤치드'가 숲의 공기를 정화해 숲길을 거니는 이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편안한 단잠을 잘 수 있게 도와준다는 고마운 이 공기를 온몸으로 들이켜본다. 일상에서 쌓인 피로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순간,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자작나무의 꽃말이 보이며 숲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곳곳에 피어난 꽃, 숲과 나무를 느껴보고 호흡하며 천천히 걷는다. 그렇게 숲을 이해하고 자연을 배우는 것이 산림 치유의 시작이다.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힐링의 백미를 맛보고 싶다면 숲길 초입에 있는 힐링센터에 꼭 방문해보자. '건강측정실'에서 다양한 장비로 내 몸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고, 생애주기, 상황별 맞춤으로 제공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체험해볼 수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수도산 웰니스 테라피'는 건강 트레킹, 반신욕, 족욕, 다도 등을 통해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답답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숲의 기운을 직접 만끽하며 받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수도산 바디 테라피', '수도산 마인드 테라피'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피톤치드 호흡, 음이온 명상 등을 함께하며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고 오감을 보자 섬세하게 자극한다. '산림복지'를 추구하는 프로그램 목적에 걸맞게 개인, 단체, 지역주민 기준 각 1만 원, 8천 원, 7천 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방문 전 미리 프로그램을 정해 예약하는 것을 추천하며, 신청은 방문 혹은 유선상으로 가능하다. 숲이 선물한 복합 치유 공간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건강한 자연의 기운을 얻어가자.

 

2. 이토록 짜릿한 산중 체험, 문경단산모노레일

백두산부터 지리산을 잇는 한반도의 가장 큰 산맥, 백두대간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열차가 있다. 경상북도 문경에 위치한 '단산모노레일'은 왕복 3.6km 길이를 오가는 국내 최장 산악 모노레일로, 지난해 4월부터 단신을 누비기 시작했다. 개장 2달 만에 이용객 2만 명을 돌파한 문경단산모노레일은 휴일이면 몇 시간이나 대기 줄이 늘어설 만큼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날씨가 맑다면 청명한 단산의 풍경을, 비가 오는 날이면 운치 있고 차분한 풍경을, 눈이 온다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설산을 감상할 수 있다. 파란 하늘을 가르며 즐기는 패러글라이딩 체험과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숲 속 캠핑, 아이보다 어른이 더 좋아한다는 레일썰매,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할 수 있는 별빛 전망대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가득하다.

 

문경단산모노레일의 '하부 승강장'에 도착하면 산을 향해 길게 펼쳐진 레일이 눈에 띈다. 그 위를 여유롭게 달리는 아담한 빨간색 열차를 보고 있으니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것만 같다. 모노레일은 현장 매표와 홈페이지 예약이 모두 가능하지만, 성수기에는 당일 표가 모두 매진될 수 있어 온라인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열차에 탑승해 도착지인 '상부 승강장'까지 도달하는데는 35분이 소요되는데, 통유리 너머로 다채로운 단산의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다. 최고 42도 경사를 오르는 짜릿함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상부 승가장에 도착한다. 상부 승강장에서 단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크길 주변에는 걸음을 멈추게 하는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하다. 문경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활공장에서는 넓은 창공을 자유롭게 누비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감각적인 '초승달 포토존'과 별 모양 소원지에 반짝이는 소망을 적어보는 '별별 소원길'은 감성 여행러라면 놓칠 수 없는 곳이다.

 

눈부신 단산의 낮이 지나고 노을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붉게 물든 하늘을 오랫동안 감상하고 싶다면 상부 승강장 근처에 위치한 '숲 속 캠핑장'에서 즉흥 캠핑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지정된 장소에 자리를 잡고 나면 단산 정상부에서의 낭만적인 밤을 보낼 수 있다. 차 트렁크를 열고 일일 숙소를 꾸민 뒤 라면이나 맥주 한 캔을 곁들이며 별빛과 함께하는 추억을 만들어보자. 기분 좋은 밤공기와 언제까지나 머물고 싶은 분위기가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 밤이 끝나기도 전에 바라보고 있는 모든 풍경이 그리워질 것이다.